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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4 신경림 시인, '낙타'를 표제시로

비행기 안에서 한겨레신문을 보다가 알게 된 것 하나 더. 신경림 시인이 <낙타>를 새 시집의 표제시로 골랐다는 사실(하긴 출판사 편집자가 골랐을 수도 있겠다). 4년 전 가을(그러니까 ‘낭인’이었을 때), 이 시를 읽고는 수첩에 옮겨 적었었는데.

관련 기사: 삶과 죽음 분별 부질없는 ‘황혼의 노래’ / 한겨레

낙타 / 신경림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 것도 못 본 체
손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