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창비시선 | 2 ARTICLE FOUND

  1. 2008.02.24 신경림 시인, '낙타'를 표제시로
  2. 2007.04.14 블로거뉴스 편집하다 만난 '밤 벚꽃'

비행기 안에서 한겨레신문을 보다가 알게 된 것 하나 더. 신경림 시인이 <낙타>를 새 시집의 표제시로 골랐다는 사실(하긴 출판사 편집자가 골랐을 수도 있겠다). 4년 전 가을(그러니까 ‘낭인’이었을 때), 이 시를 읽고는 수첩에 옮겨 적었었는데.

관련 기사: 삶과 죽음 분별 부질없는 ‘황혼의 노래’ / 한겨레

낙타 / 신경림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 것도 못 본 체
손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블로거뉴스를 편집하다 보면, 세상의 온갖 아름다운 모습들을 쉽게 감상할 수 있다. 나는 갈 수 없는 곳들의 절경을 한자리에 앉아 볼 수 있으니 좋기도 하지만, 다른 블로거들은 저런 절경을 만끽할 때 책상머리에만 앉아 있는 나 자신이 처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무튼 내가 오늘 만난 아름다운 모습은  『太陽』님이 보내준 ‘밤 벚꽃’(『太陽』님은 고유석 님과 함께 DSLR 입문서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매력적인 ‘밤 벚꽃’ 사진(아래)도 좋았지만, 내가 한때 폭 빠졌던 시 <밤 벚꽃>(이면우 시인)을 오랜만에 떠올리게 해 더욱 좋았다. 오늘 저녁엔 시인의 시집을 다시 펴봐야겠다.

'밤 벚꽃' 매력적으로 찍는 방법 / 『太陽』
관련 글: 블로거기자들, 책 출간 '러시'

밤 벚꽃 / 이면우

젊은 남녀 나란히 앉은 저 벤치, 밤 벚꽃 떨어진다
떨어지는 일에 취한 듯 닥치는 대로 때리며 떨어진다
가로등 아래 얼굴 희고 입술 붉은 지금
천년을 기다려 오소소 소름 돋는 바로 지금
몸을 때리고 마음을 때려, 문득 진저리치며 어깨를 끌어안도록
천년을 건너온 매질처럼 소리 안 나게 밤 벚꽃 떨어진다.

밤 벚꽃

밤 벚꽃과 가로등 ⓒ『太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