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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09 블로거들이 터뜨리는 정보의 '폭탄'

정보의 ‘폭탄’은 몇 초만 지나면 정보망 전체로 퍼진다. 예를 들어, LA에서 한 흑인이 백인 경찰에게 두들겨 맞는다고 하자. 이 사건을 캠코더 한 대가 포착하면, 몇 시간 후에는 수백만 대의 텔레비전에서 재현된다. 며칠이 지나면 이것은 오후 토크쇼의 주제가 된다. 몇 주가 지나면 텔레비전 드라마 ‘LA 법’의 가상 법정 사건이 되며, 몇 달이 지나면 텔레비전 영화가 되고, 채 1년이 지나기 전에 새 비디오 게임, 만화책, 트레이딩 카드의 소재가 된다.

이런 식으로 30초짜리 비디오에서 시작된 것이 결국 도시 전체에 걸친 폭동의 함성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폭동은 다시 더 많은 토크쇼, 라디오에 전화 걸기, 그리고 ‘LA 법’의 새 에피소드로 확대된다. (중략) 그 사건은 우리의 관심을 끌며, 몇 초, 몇 분, 또는 몇 달 동안 새로운 미디어를 생성한다. 그러나 그 영향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 더글러스 러시코프, <미디어 바이러스> 中

블로거 심샛별 님이 주도해 추진하고 있는 <남아공 AIDS 고아 돕기 블로거 자선경매>에 미디어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동아일보 기자는 어제(6일) 심샛별 님을 비롯해 자선경매에 참석하는 여러 블로거들을 꼼꼼하게 인터뷰했다. 또 KBS 프로그램 <문화지대 사랑하고 즐겨라>는 모레(9일) 자선경매 행사를 현장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취재하기로 했다.

▶관련 기사 1: 우리 모여서 한 명의 AIDS 고아라도 도와보아요!
▶관련 기사 2: [초대장] 12월 9일을 이 아이들과 나눠 보세요
▶관련 기사 3: "‘사랑의 블로그’ 국경초월한 자선 한마음" / 동아일보

블로거 리장 님이 최근 밀착 취재하고 있는 <계양산 골프장 반대 소나무 시위>도 미디어의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연합뉴스는 어제(6일) 골프장 건설을 막기 위해 40일째 소나무 위에서 생활하고 있는 계양산지킴이(환경운동가) 보름 님을 소나무 시위 현장에서 취재했다. 연합 뉴스 기사는 이번 주 중에 출고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1: 인천 대표하는 계양산에 골프장이라니..
▶관련 기사 2: 계양산 골프장 건설 반대 고공시위
▶관련 기사 3: '골프장 반대' 38일째 소나무 위에서 살아

블로거 박성수 님이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 차별 반대 ‘블로그 1인 시위’> 역시 마찬가지다. SBS 프로그램 <임성훈의 세븐데이즈>는 내일(8일) 비정규직 관련 법안에 대해 보도하며, 박성수 님이 블로거뉴스에서 소개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사례를 인용할 예정이다. 박성수 님이 ‘블로그 1인 시위’를 꾸준히 계속한다면, 비정규직 차별 문제는 더 많은 ‘미디어 연쇄작용’을 일으킬 것이다.

▶관련 기사 1: 비정규직 차별 반대 ‘블로그 1인시위’
▶관련 기사 2: “비정규직, 2년짜리 인생이죠”
▶관련 기사 3: 같은 노동에 왜 임금은 절반?

사람과 사람이 말을 하는 사이 자연스럽게 정보가 전달되고 그 정보를 아는 사람이 한 명씩 늘어나듯이, 미디어와 미디어가 보도를 하는 사이 자연스럽게 정보는 세상에 더 퍼지고 그 정보의 폭발력은 배가 되게 마련이다. 정보의 ‘폭탄’은, 위 더글러스 러시코프가 든 예처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터질 때도 있지만, 비교적 천천히 그 폭발력을 발휘할 때도 있다. 나는 상기 블로거들이 터뜨리고 있는 정보의 ‘폭탄’의 힘을 이런 관점에서 낙관한다.

내가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가 이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세상에는 (블로거뉴스가 없었다면) 결코 거명되지 않았을 ‘착한 사람(블로거)’들이 있고(참고: <다시 읽어본 '사회적 유대의 기술'>) ▲‘착한 사람’들은 ‘착한 정보’를 찾아내게 마련이며 ▲모든 ‘착한 정보’(정보의 ‘폭탄’)는 미디어의 연쇄작용에 의해 그 나름의 폭발력을 갖게 된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이런 세상을 변화시키는 ‘알고리즘’은, 지독하게 변하지 않는 듯도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제법 꾸준하게 발전하고 있는 이 세상을 은근하고 꾸준하게 더 좋은 방향으로 인도할 것이다. 물론, 혁명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작은 변화들일지 모르지만, 10년 전, 20년 전에는 대중들 사이에 인식조차 없던 (새로운) 생각들이 현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꿔가고 있는 현실의 사례들을 들여다보면, 그런 ‘작은 변화’의 소중함을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아무튼 예나 지금이나 내 꿈은 간단하다. 나는 장(場)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 예전엔 결코 거명되지 않았을 사람들도 마음껏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장. 그리고 그 장에서 생산되는 긍정적 자질들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유대의 기술’. 장과 기술이 준비되면, ‘착한 사람(블로거)’들이 모여들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생산하는 ‘착한 정보’(정보의 ‘폭탄’)들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 상기 세상을 변화시키는 ‘알고리즘’이 (변함없이) 작동해, 선(善)이 지닌 잠재력을 최대한 배가시킬 것이니 말이다.

▶관련 글: 다시 읽어본 '사회적 유대의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