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6년간 썼던 애니콜 듀얼폴더(아래 그림 왼쪽 구석 참고)와 작별하고, 휴대폰을 바꿨습니다. 새로 산 모델은 애니콜 SCH-V840(클릭). 까만색 슬림슬라이드폰입니다. 곱게 잘 써서, 또 6년을 버텨보겠습니다. ^^

계획에 없었던 휴대폰 교체(정말입니다 ^^;;)를 단행한 이유는 어느새 편의점에서 애니콜 듀얼폴더(같은 구형휴대폰)용 급속 충전기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주말에 6살 먹은 애니콜 듀얼폴더에 밥을 주기 위해 생고생을 하다가 그만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뉴미디어의 한구석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일을 겪으며 얻은 교훈을 정리해보자면(원래 옛 휴대폰을 최소한 1년은 더 쓸 생각이었습니다) 미디어의 흐름은 섣불리 거스를 수 없다는 것. 이는 미디어 자체만큼 미디어를 둘러싼 ‘인프라’의 변화 역시 거센 탓입니다.

하나의 소비재이기도 한 미디어(휴대폰)는, 마치 우리가 세탁을 할 때 세제와 물과 전기를, 인터넷 서핑을 할 때 PC와 네트워크·소프트웨어·웹사이트·전기·장소를 다 함께 소비하듯 홀로는 소비될 수 없는 ‘제품군(群)’입니다(이노무브 오픈웹투컨 발제 참고).

따라서 미디어(휴대폰)라는 ‘제품군’을 이루는 여러 제품들 중 어느 하나가 갑자기 부실해지게 되면 결국 소비자가 (제품군의) 가장 핵심적인 제품을 교체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합니다. 아주 훌륭한 핵심적인 제품은 이미 만들어져 있으나 이를 뒷받침해줄 결정적인 ‘어느 하나’가 등장하지 않아 그 ‘제품군’ 전체가 소비되지 못하는 상황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를테면, 전지와 충전소가 마땅찮아 쓰이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전기자동차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과거 브라우저(네스케이프)가 없던 시절의 월드와이드웹, MP3플레이어(아이팟)가 없던 시절의 MP3 역시 이와 같은 예에 해당합니다(이노무브 오픈웹투컨 발제 참고).

그렇다면 이미 누구나 잠재력을 인정하고 있는 블로그라는 ‘제품군’은 어떤 상황일까요? 수없이 많은 블로그로 이루어진 블로고스피어는 (상기 브라우저를 만난 월드와이드웹처럼) 이제 메타블로그(또는 RSS리더)를 만나 마침내 하나의 미디어로서 소비되는 중일까요?

또 블로그 저널리즘이라는, 제가 천착하고 있는, 블로그들의 블로고스피어보다도 더 뿌옇기만 한, 이 무형의 실체는 지금 어디까지 와 있을까요? 블로거뉴스는 과연 블로그의 저널리즘적 가능성을 결정적으로 뒷받침해줄 ‘어느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늦은 밤, 결코 끝나지 않을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