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출퇴근길에 ‘길고양이 블로거’ 고경원 님의 책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를 보고 있다. 책을 볼 시간이 아침저녁 지하철 안에서 보내는 1시간여밖에 없기 때문에 200쪽짜리 문고판형인 이 책을 보는 데도 약 일주일이 걸렸다.

한데 이 일주일간 내 블로그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발견됐다. 다름 아니라, ‘고경원’, ‘길고양이’,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를 검색해 들어오는 유입 방문자 수가 천천히 늘어나더니, 급기야 (그 지긋지긋한) ‘캐나다 여강사’를 따라잡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로, 대단히, 환영할 일이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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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나는 고경원 님의 이 책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가 ‘초대박’이 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나는 세상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길고양이’, 그리고 더 나아가 ‘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게 되면 좋겠다. 또 고경원 님이 출판사에서 인세 좀 많이 받아서 나한테 밥 한 끼 사기를 기대한다. 나는 고경원 님한테 한 끼 얻어먹을 만한 자격이 있다(이 포스트 맨 아래 참고). ^^;

아래는 고경원 님의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에서 발췌한 구절들. 이 책을 펴들면, 이런 매력적인 문장과 ‘착한’ 생각들을 만나게 된다.

길고양이와 처음 만났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를 보면, 인간에게 학대받은 적이 있는 고양이인지, 혹은 따뜻한 보살핌을 받았던 고양이인지를 알 수 있다. 인간이 웃으며 손을 내밀 때 뒷걸음질을 치는 녀석들은, 오래 전 그런 손을 반기며 다가갔다가 혼났던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 길고양이를 보면,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본 폭력 가정의 아이가 떠오른다. 오랫동안 부모의 폭력에 방치됐던 아이는, 누군가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려고 손을 내밀자 움찔하며 두 팔로 머리를 감쌌다. 호의를 담은 손짓조차 공격의 뜻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에 마음이 짠했다. 사람을 피하는 길고양이를 볼 때마다 그 아이를 보았을 때와 비슷한 마음이 된다.

어미 고양이는 새끼의 몸에 어떤 무늬가 나오든 관심이 없다. 고양이의 몸에 어떤 무늬가 있는지, 눈 색깔이 어떤 색인지, 털이 얼마나 길고 짧은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인간뿐이다. 동일한 가치를 지닌 고양이의 목숨에 서열을 매기고, 고양이의 외모에 따라 이득을 취하는 것도 인간뿐이다. 몸의 무늬나 눈의 색깔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고양이의 미적 기준이 인간 사이에서도 적용된다면, 순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푸대접받거나 버려지는 고양이들도 없을 텐데…. 훈장처럼 ‘자유의 무늬’를 온 몸에 새기고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는 길고양이들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도망가는 길고양이를 쫓아 카메라를 들고 달리고, 고양이가 숨은 자동차 밑으로 기어들어 가거나, 땅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리기라도 하면, 어느 순간 주변에 늘어선 구경꾼들과 마주치게 된다. 신종 차량 절도단인가 싶어 의심쩍은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 “젊은 여자가 딱하구먼” 하고 혀를 차는 사람, “작품 사진 찍어요?” 하고 묻는 사람….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이상한 눈길을 받아도 머쓱하지 않다. 찍어본 사람만 아는 길고양이 사진의 묘미를 한번 맛보면, 웬만한 눈총에도 개의치 않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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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와 월간 <캣진>은 많은 사람들에게 길고양이 이야기를 전하는 통로가 됐다. (중략) 특히 길고양이 이야기의 뉴스 가치를 발견하고 기사화해보도록 권했던 미디어다음 고준성 기자님, 버려진 고양이 스밀라를 구조해 나와 인연을 맺어준 이유진 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